가상현실 기술로 다시 일어선 퇴역군인: 회복, 연결, 그리고 새로운 삶의 의지
퇴역 후 삶은 많은 군인들에게 또 다른 싸움의 시작이 됩니다. 특히 신체적 통증과 정신적인 외상(PTSD), 우울감, 그리고 사회적 고립은 퇴역군인들의 삶을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한 미국 육군 퇴역군인인 데니스 와그너(Dennis Wagner)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라는 첨단 기술을 통해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게 됩니다.
와그너는 사랑하는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깊은 우울감에 빠졌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한 뒤 외부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신체적 만성 통증과 정신적 고립감은 그를 사회와 점점 더 단절시켰습니다. 그러나 미 재향군인부(VA: U.S. 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에서 진행하는 VR 그룹 테라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의 인생은 한번 더 회전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가상현실과 만나다 – VA의 몰입형 재활 프로그램
데니스 와그너가 처음 VR 경험을 하게 된 배경은 VA에서 운영하는 요가 수업 중 우연히 본 홍보 전단지였습니다. 재미삼아 시작한 이 체험은 오히려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첫 VR 세션에서 롤러코스터 시뮬레이션을 선택했고,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몰입됐고, 그래픽도 훌륭했어요.”라고 회상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와그너는 VR 기술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치료적 효과를 가진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VR이 가져온 변화 – 통증 경감과 정신 건강의 회복
VR은 통증 조절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와그너는 “VR을 사용할 때 통증 수치가 확연히 낮아져서 훨씬 더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이는 실제로 다양한 연구에서도 뒷받침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에 따르면 VR은 주의 분산을 통해 만성 통증의 인식을 줄여주고, 우울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군인이나 응급 구조원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집단에서 VR 테라피는 전통적인 치료법에 비해 빠른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고립에서 연결로 – 소셜 웰빙을 다시 만들다
와그너에게 VR 그룹 세션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다시금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VR 체험을 하면서 다양한 군 출신의 재향군인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정서적 지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군 복무 시절처럼,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는 군인의 문화가 여전히 살아 있어요. 해군, 공군, 육군 다 함께 온몸으로 부딪치며 소통하고 연결되고 있어요." 라고 와그너는 말합니다. 현재 그는 VR 세션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장을 보고, 음식을 나누며, 카드게임도 즐기고 있습니다.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풍경이죠. 사회 재적응을 돕는 치료사인 아만다 스위니(Amanda Swinea) 역시 이러한 소통의 다리를 놓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삶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다 – ‘내가 존재하는 이유’
와그너는 "예전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다시 찾았어요. 저는 이제 0이 아니라 10점 만점에 50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는 지금 하루하루의 루틴을 만들고, 운동, 요가, 개인 청결 등 스스로를 돌보는 데 큰 동기를 가지게 되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다른 퇴역군인들에게도 VR 체험을 권하고 싶다고 합니다. "지금 저와 함께 있는 그룹에도 처음엔 회의적이었던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해보면 정말 달라져요. 그냥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조금씩 변하니까요."
VA의 몰입형 기술 현황 및 전국 배치 현황
현재 VA는 전국 50개 주를 포함하여 푸에르토리코, 괌, 아메리칸 사모아에 걸쳐 170개 이상의 의료 시설에 3,700개 이상의 VR 헤드셋을 배치하였습니다. 가상현실은 단순 오락의 도구가 아닌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신 건강, 재활 운동, 스트레스 완화 등 40개 이상의 문서화된 사례로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으로 10,000건 이상의 베테랑 체험 데이터가 기록되었으며, 이 수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참고: VA Immersive 공식 웹사이트)
기술이 베푸는 치유 – 전 세계 베테랑을 위한 미래 방향은?
이러한 사례는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서 인간의 존재를 지탱하고, 공동체와 다시 연결시키며, 상실감을 치유하는 미래형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미국을 포함하여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의 군 보건 당국도 VR을 포함한 몰입형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시범 도입을 시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은 VR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며, 이를 기반으로 임상 연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마무리: 앞으로의 가능성을 향해 – 우리 모두의 기술로
기술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재미와 편리함의 도구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삶의 마지막 끈이 될 수 있습니다. 데니스 와그너의 이야기는 이러한 기술의 '인간적인 가치'를 일깨워 주는 사례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지금 어떤 이유로든 좌절하고 있다면, 이 이야기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려 보기를 바랍니다. 기술은 우리 삶의 파트너이며, 그것이 단절된 마음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클릭이, 단 한 번의 체험이 누군가에겐 전환점이 되듯이 말입니다.
📌참고자료:
- VA 뉴스 - 몰입 기술로 삶의 의미를 찾은 베테랑 (원문)
- VA Immersive 공식 웹사이트
-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 VR 치료 효과 연구
- King’s College London - PTSD 및 VR 연구
누구나 새로운 시작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또 다른 문을 열어주는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