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성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다: 가톨릭 선교의 미래를 그리다
2025년 7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퍼포스 페스트(Purpose Fest)’는 청소년과 청년 신자들에게 단순한 종교 행사 그 이상의 무대를 제공했습니다. 새로운 세대와 신앙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가톨릭교회는 창의력과 기술을 결합하여 전례 없는 선교 방식을 제시했으며 주인공은 곧 성인으로 추대될 ‘복된 카를로 아쿠티스’였습니다. 그의 삶을 소개하는 가상현실 체험은 단순한 시청각 경험이 아닌, 신앙의 깊이 있는 여정을 개인의 감각으로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제공하며 세계 최초로 소개되었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 디지털 시대의 성자
2006년 백혈병으로 15세에 세상을 떠난 카를로 아쿠티스는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현대 청소년의 삶과 놀랍도록 밀접한 삶을 살았습니다. 축구를 좋아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했으며,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성체 기적들을 정리해 웹사이트를 제작한 데서 그의 신앙과 열정이 드러났습니다. 아쿠티스는 일상 속에서 ‘성스러움’을 실천한 이 시대의 롤모델로 떠올랐고, 2020년 교황 프란치스코에 의해 복자(복된 이)로 선포되었으며 오는 2025년 9월 7일 교황 레오 14세에 의해 성인품에 오를 예정입니다.
가상현실로 만나는 영성의 체험
‘Carlo Acutis: A Light in the Digital World (디지털 시대의 빛, 카를로 아쿠티스)’라는 제목으로 꾸며진 VR 체험은 시드니 대교구 복음화센터장 대니얼 앙(Daniel Ang)의 기획 아래 6개월간의 준비 끝에 완성되었습니다. 체험은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 창 너머로 떠오르는 카를로의 모습에서 시작되며, 참가자는 묵주, 축구공, 제대용 빵과 포도주, 노트북 등 네 개의 객체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의 삶의 에피소드로 들어가게 됩니다.
각 선택지는 다른 내용을 열어주며, 참가자는 밀라노 거리를 거닐고, 웹사이트를 만든 그의 방에 들어가고, 복상의 시간 속에 앉아 기도하며, 성체를 영하며 겪은 놀라움을 느끼는 등 신앙의 진심을 오감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이 모든 장면은 시청각적 몰입을 넘어 영성 체험으로 전환되며,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신앙의 만남’을 지향합니다.
기술, 선교의 새로운 도구가 되다
이번 행사는 가톨릭 선교가 단지 전통 안에서 멈춰 있지 않으며, 변화하는 세대와 문화에 맞서 스스로를 진화시켜가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앙 센터장은 “가상현실이 교회에서의 실제 참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진리를 찾고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VR 프로토타입을 행사 직전까지 수정하며 완성했지만, 참가자들이 체험 후 눈을 뜨고 벅찬 감정과 함께 퍼붓는 반응에 “모든 수고가 보람으로 바뀌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신앙의 언어로 신자와 교회가 만나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젊은 세대와 연결되다
이제 청소년들이 책 속 인물이 아닌, 3D 형상의 인물을 따라 숨결 속에서 신앙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 체험에 나섰던 시드니 출신의 안나벨, 안젤리나, 그리고 로즈는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 직접 체험해보니 신앙이 더 생생하고 가깝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매력적이다”는 평가가 실감 나게 다가옵니다.
수도자도 감동한 경험,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
슈엔슈타트 마리아수녀회의 엘리자베스 수녀(Elizabeth Foley)는 “나는 옛 세대이고, 페이스북 정도만 사용하지만 젊은 세대는 이 세계에 더 익숙하다”며 “이들이 이를 통해 하느님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이 시도는 충분히 가치 있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녀 또한 가상현실 세계에서 손길을 뻗으며 실제로 그 공간을 걷는 듯한 몰입체험을 즐겼다고 전했습니다.
미디어를 통한 신앙 교육의 변화
VR은 이제 단순 오락 영역을 넘어 예술과 교육, 치유, 그리고 영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MRI 환경 치료, PTSD 회복, 치매 예방 등의 의료적 목적 외에도, 종교 교육에 있어서는 기존의 교과서적 학습을 넘어서 감각적이고 몰입적인 학습 도구로 활용되는 흐름이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에서는 성서 속 장면을 재현하거나 구약 시대 예루살렘을 탐험할 수 있는 VR 소프트웨어가 중고등학교 및 대학의 종교학 수업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교는 ‘성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교황청에서도 2023년부터 메타버스 기반의 성지순례 플랫폼과 협업하여, 전 세계 여러 문화권의 젊은이들이 신앙을 ‘거리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변하지 않는 진리, 변화하는 방식
가톨릭 교회의 핵심 진리는 시대를 넘어 변하지 않으며, 전통이라는 뿌리를 단단히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달의 방식은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하며, 디지털 시대의 소통 도구인 가상현실은 새로운 방식의 선교 가능성을 여는 활로입니다. 카를로 아쿠티스의 VR 체험은 simply engaging한 체험 그 이상으로, 신앙이 살아 있고 젊은이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영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신앙의 본질로 이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라고 대니얼 앙은 덧붙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 기술적 모험은 미래의 교회가 청소년들에게 더욱 가깝고 살아 있는 공동체로 존재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복된 카를로의 생애는 디지털 세계 속에서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의 전형입니다. 그리고 가상현실은 그 메시지를 생생히 담아 전할 수 있는 가장 현대적인 언어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하시면 다음 링크를 확인하세요:
플로리다 가톨릭 온라인 기사 보기 | 카를로 아쿠티스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