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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모론과 정치 자본의 민낯, 첨단 기술의 그늘 파헤치기

AI, 음모론, 정치 자본: 디지털 시대에 드러나는 권력의 민낯

2025년 9월, 미국 정치와 기술계의 경계에서 터진 뉴스 하나가 다시 한번 AI 기술과 그 파급력, 정치와 사업의 얽힘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AI로 생성된 영상에서 이른바 ‘메드베드(MedBed)’라는 음모론을 홍보하는 장면이 공개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하나의 황당한 영상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AI가 어떻게 정치적 선동과 음모론 확산의 도구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입니다.

1. 메드베드 음모론이란 무엇인가?

‘메드베드(MedBed)’는 소위 최첨단 의료 침대로, 어떤 병도 치유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인간의 세포를 원래 상태로 재생시켜주는 기술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는 음모론입니다. 이 이론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극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유명한 예시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QAnon 추종자들과 일부 극우 세력은 미국 정부와 엘리트들이 메드베드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는 주장을 퍼뜨렸습니다. 이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복귀하면 이를 대중에 개방할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는데, 이러한 내러티브는 근거 없는 희망과 음모론을 섞어 정치적 열광을 불러일으키는 데 활용됐습니다.

2. AI 기술이 음모론의 확산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가?

이번 트럼프의 AI 생성 영상은 단순히 기계가 만든 이미지 또는 음성이 아닙니다. AI 기술, 특히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은 실제 인물의 얼굴, 음성, 표정을 정밀하게 모방하여 완전히 가짜이지만 실제처럼 보이는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AI가 민주화되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 지금, 이러한 기술은 폭넓은 창작의 자유를 주는 동시에 강력한 조작 수단이 되며,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인, 특히 트럼프 같은 인물이 이런 기술을 활용해 음모론이나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그 확산력은 걷잡을 수 없습니다. 특히 SNS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우선시하여 이러한 조작 영상의 바이럴 가능성을 극대화시킵니다.

3. 정치와 자본의 교차점에서 등장한 AI의 또 다른 그림자

AI 및 첨단 기술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또 다른 사례로 자레드 쿠슈너의 사우디아라비아 연계 투자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사위이자 백악관에서 고문 역할을 했던 쿠슈너는 최근 게임회사를 사우디 투자펀드와 함께 인수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동 정치가 결탁되었으며, 미국의 국익보다는 개인의 사적 이익이 우선된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쿠슈너는 가자지구 일대를 “워터프론트 부동산”으로 표현하며 투자를 유치하려 했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현재까지도 그의 투자 전략에는 외교정책이 편입되는 모호한 경계가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기술 생태계를 단순한 ‘산업’으로 볼 수 없게 만듭니다. 게임 개발사 인수 같은 사건조차도 지정학적 전략의 일환이 되어, 기술 기업이 곧 정치 전략의 매개체가 되는 현상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4. 문화 전쟁의 도구가 된 소셜 미디어 봇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SNS 상의 '봇 네트워크'가 대중 소비 브랜드를 문화 전쟁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크래커배럴(Cracker Barrel)의 로고 변경이 단지 기업의 리브랜딩 전략이 아니라, 극우 커뮤니티가 진보적 상징이라고 주장하며 공격 대상이 되면서 충돌을 불러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화 전쟁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이들이 봇 네트워크를 동원해 특정 브랜드 또는 인물을 공격하거나 띄워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에 따라 공공담론이 왜곡되고, 실제보다 과장된 사회적 갈등이 형성되어 다수의 사람들이 정치적 편가르기에 빠지게 됩니다. 즉, 봇이 마치 ‘여론’인 것처럼 작동하는 것입니다.

5. AI 아티스트? 창작권과 정체성의 경계 위에서

음악과 영화 산업에서도 AI의 영향은 실존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상의 AI 래퍼인 ‘FN 메카(FN Meka)’가 음반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틸리 노우드’라는 인공지능 배우의 사례가 연극계와 영화계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한동안 유머로 소비되던 AI 캐릭터가 이제는 인간 창작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실제 예술가들은 명백한 표현 도용과 창작 경제의 붕괴 가능성을 경계하며, 'AI-generated content'의 명확한 라벨링,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는 단순히 콘텐츠 생산자가 아니라 문화적 존재이며, AI는 그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6. 유튜브와 '보이지 않는' 검열 논쟁

최근에는 짐 조던 하원의원이 “보수 성향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검열당했다”며 구글의 청문회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보도로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구글 측은 명확히 “정치 성향에 따라 콘텐츠를 조작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조던 의원은 발언을 짜깁기하여 여론을 자극했고, 많은 유권자들은 이 정보가 조작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이 사례는 ‘정보의 전달’에서 ‘정보의 해석’이 어떻게 변형되고 조작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처럼 일상적인 콘텐츠 소비 공간이 정치 선동의 무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7. 종합적 대응책은 존재하는가?

이처럼 기술, 정치, 미디어, 소비문화가 얽힌 복잡한 현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먼저 다음의 세 가지 축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1. 법률 및 정책: AI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적용 기준, 합법적 라벨링, 윤리 기준 도입이 필요합니다. 유럽연합의 AI법(AI Act)은 이러한 기준 마련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2.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차원에서 디지털 정보 판별 능력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해야 합니다.
3. 기술자 윤리: AI 개발자와 플랫폼 운영업체가 자체적인 윤리 기준을 적용하고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8. 결론: 기술은 도구이지만, 그 방향은 인간이 결정한다

AI의 급속한 발전은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커다란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메드베드’ AI 영상은 그 상징적인 단면일 뿐, 정치, 산업, SNS, 문화예술, 언론 등 사회 전반에 퍼진 AI 기술의 그림자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을 생략하거나 외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방향성과 철학, 윤리성을 사회 전체가 논의하고 합의해 나가는 것만이, 우리가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