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프로젝트 무한’ XR 헤드셋: 혼합현실의 새로운 혁명, 비전 프로에 도전한다
2025년 10월, 혼합현실(MR) 분야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XR(확장현실)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이 마침내 그 베일을 벗은 것입니다. 이 기기는 단순한 차세대 기술 제품에 그치지 않고,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가 주도하던 MR 시장에 본격적인 경쟁을 불러오면서 산업 전반에 중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합니다.
하지만 이번 출시는 단지 하드웨어의 성능 대결이 아닙니다. 삼성, 구글, 퀄컴의 3자 협업을 통해 탄생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은 개방성, 유연성, 그리고 인공지능(Intelligent Interaction)의 복합적인 강점을 토대로 완전히 다른 방향성의 MR 생태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플랫폼 전략: 닫힌 생태계에서 열린 협업으로
애플의 Vision Pro는 전통적으로 견고하고 폐쇄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전략을 채택하여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삼성은 구글, 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XR’이라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여 보다 넓은 시장을 겨냥했습니다.
안드로이드 XR은 완전한 VR(가상현실) 환경과 현실 세계 위에 디지털 정보를 덧입히는 MR(혼합현실) 환경 간의 부드러운 전환을 제공하며, 이는 비즈니스 회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원격 교육 등 다양한 산업환경에 최적화된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특히 구글의 지능형 AI ‘Gemini AI’가 탑재되어 사용자의 주변 환경 분석, 음성 명령 인식, 앱 자동 전환 등을 실시간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가볍고 정밀하며 현실적인 착용감
‘프로젝트 무한’은 하드웨어 설계에서도 명확한 차별화를 추구합니다. 전체 무게는 약 545g 정도로, 애플 비전 프로보다 가볍습니다(600g ~ 650g). 수 시간 동안 착용해야 하는 전문가, 디자이너, CAD 사용자들에게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실제 피로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외부 디자인은 스키 고글 형태에서 유사성을 보이지만, 내부에는 착용감을 개선하는 부드러운 패브릭 씰과 착탈식 자석 방식의 라이팅 블로커(Light Blocker)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몰입도와 편안함 사이의 균형을 제공하며, 장시간 사용에 따른 부담을 줄여줍니다.
정밀 입력을 위한 모션 컨트롤러 기본 제공
애플은 비전 프로에서 손 제스처 추적을 주 입력 방식으로採用했으나, 이는 정밀 입력이 필요한 3D 모델링이나 산업 현장에서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삼성은 자체 제작한 1인칭 모션 컨트롤러를 기본 동봉하여, 다양한 사용 시나리오에서 보다 직관적이고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제공되는 모션 컨트롤러는 초광각 센서 및 햅틱 피드백 기술이 탑재되어 있으며, 조작감 및 반응성 측면에서 시장에서 가장 진보된 수준입니다. 따라서 교육, 산업 훈련, 의료 시뮬레이션 등 고정밀 기반의 응용 분야에 특히 강점이 있습니다.
AI 중심의 환경 인터페이스: 구글 젬니(Gemini)와 시너지
AI는 단순한 보조 기능이 아닙니다. 구글의 Gemini AI가 본격 탑재되면서, 단순한 디지털 공간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지능형 작업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미팅 일정 중이라면 헤드셋 내에 Gmail, Google Calendar, Google Docs 등의 정보들이 자동으로 정렬되어 제공되며, 회의 중 실시간 번역, 프레젠테이션 제작 지원까지 AI가 처리해줍니다. 업무 집중도 강화와 협업 효율성 제고, 특히 원격근무 환경에서 크게 빛을 발합니다.
고사양이면서 합리적인 가격 전략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삼성은 결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공개된 사양에 따르면, 양안 모두 4K 수준(4032 PPI)의 마이크로 OLED 패널이 탑재되어 있어, 비전 프로(3386 PPI) 대비 시각적 선명도가 더 뛰어납니다. 특히 글꼴, 그래픽, 차트 등을 다뤄야 하는 전문가에게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칩셋은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 2가 장착되며, 기존보다 CPU는 약 20%, GPU는 약 15%의 성능 향상을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 멀티태스킹, 실시간 3D 그래픽 렌더링, AI 음성 인식 환경에서도 더욱 끊김 없는 경험을 보장합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약 2시간으로 애플 비전 프로와 유사하며, 외장 배터리 연결 시 2.5시간까지 연장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기술 발전이 필요하나, 현재 기준에서는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시장 접근 전략과 타겟 비즈니스 확대
삼성은 초기 출시가를 약 1800~2800 달러로 책정하고, 약 10만 대를 1차 생산하여 한국을 중심으로 출시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는 애플의 3499 달러 가격 대비 확연히 낮은 수준으로, 중소형 디자인 전문 기업, 교육기관, 의료 전문기관 등이 진입 장벽 없이 기술 테스트 및 초기 도입을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더욱이 삼성과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XR 지원 전용 앱들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대거 등록한 상태입니다. 이는 하드웨어 출시 초기 ‘사용할 앱이 없다’는 과거 단점의 반복을 피하며, 사용자 익숙도와 초기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 MR 시대의 진정한 플랫폼 경쟁이 시작됐다
이제 혼합현실 시장은 애플이라는 단일 지배자에서, 진정한 양강 구도가 본격화된 시점입니다. 삼성의 프로젝트 무한은 하드웨어, 플랫폼, 가격, 그리고 AI와의 융합 측면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궁극적으로 승자는 사용자들이 선택한 환경이 될 것입니다. 애플의 정제된 프리미엄 경험이냐, 삼성의 개방적이고 AI 중심의 미래 경험이냐? 이번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향후 5년간 MR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몰입형 경험이 일상이 되는 인류의 다음 연결방식, 그 첫 페이지는 이제 막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