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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신작 '마라톤': 미래의 추출 슈터 장르를 정의하다!

번지의 새로운 도전: 마라톤(Marathon)과 추출 슈팅 장르의 미래

2025년 가을, Bungie(번지)의 신작 마라톤(Marathon)은 전 세계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Halo와 Destiny 시리즈로 유명한 Bungie는 이번 작품을 통해 추출 슈팅(extraction shooter)이라는 비교적 신생 장르에 뛰어들었습니다. PvPvE(플레이어 대 플레이어와 플레이어 대 환경) 구조를 기반으로 한 마라톤은 장르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독자적인 색을 입히려는 야심찬 시도입니다. 하지만, 그 시도는 얼마나 성공적일까요? 무엇이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들며, 또 어떤 요소들은 아직 부족한 상태일까요? 지금부터 마라톤의 알파 빌드 체험기를 토대로, 게임의 특징과 한계, 그리고 향후 가능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추출 슈터란 무엇인가? 마라톤의 장르 이해하기

먼저 중요한 점은 마라톤이 속한 게임 장르에 대한 이해입니다. 추출 슈터는 쉽게 설명해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갖습니다. 플레이어는 일정 구역에 투입되어 자원을 수집하고, 목표를 완수한 뒤, 제한된 생존 조건 속에서 지정된 '추출 지점'으로 이동해 탈출해야 합니다. 생존 여부에 따라 획득한 전리품 보유 여부가 결정되고, 이는 후속 게임에서의 성장과 직결됩니다.

대표적인 추출 슈터로는 Escape from Tarkov, Hunt: Showdown,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he Cycle: Frontier 등이 있습니다. 이 장르는 리스크와 보상의 균형을 중심으로 흥미롭고 중독성 있는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라톤 역시 이러한 기본 구조를 따르며, 태양계 외부 행성인 Tau Ceti IV에서 벌어지는 자원 쟁탈전을 중심 줄거리로 삼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러너(Runner)’라는 존재가 되어 의식을 사이보그 신체로 이전시켜 임무에 투입됩니다.

2. 탄탄한 총기 액션: 번지의 전통을 잇다

Halo와 Destiny를 통해 FPS(First-Person Shooter) 장르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Bungie의 실력은 이번 마라톤에서도 여전합니다. 게임의 총격감, 타격 피드백, 그리고 이동 및 회피 시스템은 듀얼 감각을 자극하는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흐름을 보여줍니다.

특히, 캐릭터 간의 차별성과 역할 수행을 극대화한 '러너' 시스템은 각기 다른 특성과 전술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투 전략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예컨대, 기본 성향의 Locus는 균형형 병사로, 탄환 유도 미사일, 빠른 질주, 방어막 등 직관적인 능력을 갖고 있어 초보 입장에도 적합합니다.

개발진에 따르면, 마라톤의 플레이 리듬은 전작들보다 훨씬 ‘전술적’입니다. 스테미나 기반의 움직임, 제한된 인벤토리, 생존 여부에 따라 손익이 갈리는 구조는 ‘더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플레이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플레이 흐름은 전략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결정을 FPS에 결합한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3. AI 적의 존재감과 PvPvE의 조화

마라톤은 PvP뿐 아니라 환경 적대 세력인 AI 적군과의 교전도 중요한 재미 요소입니다. Bungie는 그들의 AI 디자인 철학을 Halo 시절부터 이어오며, ‘똑똑한 적, 반응하는 적’을 구현해 온 개발사입니다. 마라톤에서 등장하는 커맨더급 AI 병기들은 엄폐, 전략 이동, 맵 좌우 회전, 고지 점령 등을 통해 플레이어를 진두몰아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수준 높은 AI는 단순한 ‘잡몹’을 넘어서 전투 템포 조절 및 플레이어의 긴장 유지라는 목적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PvP 능력이 부족한 게이머라도 재미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사용자 친화적 설계임은 명백합니다.

4. 비주얼 디자인 철학: ‘사이버 미니멀리즘’의 멋

마라톤의 또 다른 강점은 디자인입니다. 번지는 이번 타이틀에 “하이파이 로우 폴리(High-fidelity Low-Poly)”라는 독특한 아트 콘셉트를 채택했습니다. 말하자면, 복잡한 기술 미학을 단순한 선과 색으로 풀어낸 비주얼입니다.

“Nike meets Teenage Engineering”라는 설명처럼, 스포츠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러너들의 외형은 단순한 사이보그 병사를 넘어 미학적 존재로 탄생했습니다. 메인 맵 ‘Perimeter’의 네온파이프, 증기, 3D 타일 구조는 마치 Mirror’s Edge의 미래형 리메이크 같은 인상을 줍니다.

5. 부족한 콘텐츠와 불확실한 서비스 철학

하지만 마라톤은 아쉽게도 “알파 버전의 한계”를 가지며, 콘텐츠 레벨에 있어서는 미완의 느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의 스토리라인은 당초 “Tau Ceti IV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건과 그 탐사”라는 배경이 있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Faction 시스템도 개연성보다는 일종의 반복형 퀘스트를 수주하는 수준입니다. 각 진영의 배경 설명은 극히 단편적이고, 스토리와 게임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단절되어 있습니다.

번지는 시즌제를 통해 '플레이어 자율 스토리 경험'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실질적 구현 예시는 많지 않습니다. 정보 수집 및 에피소드 해금 방식의 ‘디지털 탐정 요소’는 가능성은 있었지만, 알파 테스트에서는 비가시화 상태였으며 기대감을 현실로 전환하지 못했습니다.

6. 경쟁 심화된 시장 환경과 생존 전략

현재 게임 시장은 라이브 서비스형 멀티게임 춘추전국시대입니다. Overwatch 2, Valorant, Apex, Warframe, Call of Duty: Warzone 등 이미 수많은 거대 팬덤과 콘텐츠 시스템을 구축한 게임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라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잘 만든 게임’이 아니라, 명확한 정체성과 열정 커뮤니티의 구축이 필요합니다.

번지의 전적은 희망적입니다. 초창기 Destiny가 비판을 받았으나, 수년간 개선과 확장을 거쳐 화려하게 부활했던 사례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따라서 마라톤 역시 시간과 자원이 주어진다면 훌륭한 작품으로 완성될 여지는 충분합니다.

7. 정리: 잠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마라톤은 분명 야심찬 도전입니다. 탄탄한 슈팅 메커니즘, 전략성,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인 아트 디자인, 그리고 장르 혼합에 대한 실험 정신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주요 콘텐츠의 부재와 정제되지 않은 서비스 구조로 인해 게임의 정체성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식 출시가 2025년 9월로 예정된 만큼, 남은 기간 동안 번지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다듬고, 유저 경험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이 게임이 추출 슈터라는 틈새 장르를 넘어, 새로운 FPS 경험의 상징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의 미래는 미정입니다. 하지만 Bungie는 반복된 실패와 재도약 가운데,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만들어 온 팀입니다. 마라톤이 그 전통을 계승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