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가치 폭등 중?! 고전 게임 공략집, 이제는 ‘금값'
한때는 게임 좀 한다는 게이머라면 책장 한편에 하나쯤은 꼭 가지고 있었던 존재, 종이로 된 ‘공략집(Strategy Guide)’이 있습니다. 이 공략집들은 단순히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 도움을 준 보조 자료에 그치지 않고, 지금은 놀라운 가격으로 거래되며 하나의 ‘디지털 고서(古書)’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이전 시대에 태어난 게이머들에게는 추억이고, 요즘 컬렉터들에게는 보물로 자리 잡은 이 공략집들이 이제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이 넘는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금도 높은 희소성과 수집 가치로 인해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고전 게임 공략집들을 소개하며, 그 배경과 가치 상승 이유, 수집가들을 위한 팁까지 하나하나 알아보겠습니다.
종이책에서 수집 아이템으로: 공략집의 변천사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게임 공략집은 철저히 오프라인 매체에 의존하던 시절의 산물입니다. 특히 일본 RPG(롤플레잉 게임),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그 인기는 절정이었죠. 이 공략집들은 게임 맵은 물론, 숨겨진 아이템, 보스 패턴, 멀티 엔딩 해금 방법 등 게임 속 숨겨진 요소를 풀기 위해 필수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유튜브 공략 영상이 활성화된 지금은 종이 공략집이 기능적으로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키를 검색하는 ‘정보 소비’가 아닌, 페이지를 넘기며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는 ‘작품 소비’의 측면에서 공략집은 오히려 더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비싸졌을까? 공략집의 수집가치 이유
- 한정 생산량: 대다수의 공략집은 게임 발매 시점 근처에만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마저도 대량 폐기되거나, 훼손되어 남아 있는 제품 자체가 적습니다.
- 소장가치 상승: 게임 본편이 후속작과 리메이크 등으로 주목받을수록, 원작 관련 아이템의 가치도 동반 상승합니다. 이는 공략집도 예외는 아닙니다.
- 관련 아트워크 및 세계관 자료: 일부 공략집은 설계도, 초기 콘셉트 아트, 설정집 등을 포함하기도 해 일반 서적보다도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아트북에 준하는 가치가 매겨집니다.
- 마니아 수요: 팬덤에 기반한 제품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발생합니다. 특히 RPG 팬 사이에서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집니다.
지금 가지고 있다면 '금값'인 고전 공략집 리스트
1. 루피아 2 공식 공략집 (Lufia II Official Guide)
SNES로 출시된 JRPG 루피아 2의 공략집은 현재 해외 경매에서는 무려 100만 원(약 $950) 이상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전작의 프리퀄(전일 담은 이야기)로 시나리오적 깊이도 강력한 평가를 받으며, 퍼즐 요소 및 숨겨진 던전과 장비까지 디테일하게 담긴 가이드는 필수 소장품 중 하나입니다.
2. 어스바운드 플레이어 가이드 (Earthbound Player’s Guide)
정식 번역도 되지 않았지만 특유의 B급 유머와 기묘한 설정으로 컬트적인 팬층을 확보한 Earthbound의 공식 가이드는 당시 구매 시 게임 카트리지에 번들로 제공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재는 단독으로 $330 이상에 거래 중이며, 특이하게도 소형 지도가 포함된 사양이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3. 크루세이더 오브 센티 힌트북 (Crusader of Centy Hint Book)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은 이 게임은 메가드라이브로 발매되었으나 이후 거의 잊혀졌습니다. 그만큼 원본 공략집도 희귀해졌고, 현재 희소가치로 인해 $320 이상의 가치를 자랑합니다. 게임성은 물론인 데다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도 큰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4. 테크모 시크릿 오브 더 스타즈 (Tecmo Secret of the Stars Guide)
테크모가 개발한 희귀 JRPG '시크릿 오브 더 스타즈'의 가이드는 당시에도 평가가 엇갈렸던 게임이지만, 되려 이러한 불균형이 공략집의 수요를 높였습니다. 지금은 $290가량에 추정 가격이 매겨지며, 레트로 RPG 수집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수집품입니다.
5. 레지던트 이블 디렉터스 컷 공식 서바이벌 가이드
서바이벌 호러의 상징, ‘바이오하자드(Resident Evil)’ 시리즈의 첫 게임은 지금은 프랜차이즈 전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했죠. 이 초판 공략집은 당시의 시스템 복잡성과 탐험 퍼즐을 자세히 설명했기 때문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현재는 $210 정도의 가치가 형성돼 있습니다.
그 외에도 주목할만한 공략서들
- HALO 2 공식 공략집: $190 이상. FPS 역사에서 전환점을 만든 게임으로, 레전더리 난이도에 도전하기 위한 완벽한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음.
- 폴아웃 1 서바이벌 가이드: $186 수준. 핵전쟁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복잡한 서사 구조를 설명한 구조가 돋보임.
- 하운팅 그라운드 (Haunting Ground) 공략집: $186 이상. ‘쇼킹’한 분위기와 희귀성이 조합되어 현재 수집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음.
수집을 시작하고 싶다면? 초심자를 위한 팁
공략집 수집을 첫발을 내딛고 싶다면 다음의 팁들을 참고해보세요.
- eBay/네이버 중고나라 필수 검색: 영문 공략집은 eBay에서, 한글판 혹은 국내 유통본은 중고나라·헬로마켓 등에 등장합니다.
- 제품 상태 확인: 커버 상태, 내부 낙서 유무, 포스터 삽지 포함 여부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정가 자료 참고: PriceCharting (www.pricecharting.com)은 게임 관련 굿즈 가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입니다.
- 의외의 발견은 '도서관'에서: 도서관 낡은 코너, 아키비스트 커뮤니티에서도 뜻밖의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남겨진 아날로그 유산
우리는 모든 걸 검색 한 줄로 해결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인터넷만으로는 누릴 수 없는 감성, 정보의 깊이, 그리고 직접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은 공략집만의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이 돈이 되는 시대입니다. 방 한구석, 혹은 부모님의 책장에서 먼지 쌓인 공략집이 있다면, 여유 있는 시간에 찾아 한 번 들여다보세요. 어쩌면 오래된 그 책 한 권이 여러분 지갑에 현실적인 가치를 더해줄지도 모릅니다.
지금이 바로, ‘추억의 서재’를 여는 최고의 타이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