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지역사회의 충돌: 헨라이코 게이밍 시설 주류 판매 논란의 본질
2025년 가을, 미국 버지니아주 헨라이코 카운티에서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충돌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심에는 ‘로지셔(Roseshire)’라는 새로운 게이밍 파롤러(gaming parlor)가 자리잡고 있으며, 현재 이 업체가 주류 판매 면허(ABC License)를 신청하면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미 열띤 토론 속에서 해당 시설은 영업 중이지만 주류는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이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지역 주민들과 술 판매에 따른 경제적 효익을 주장하는 사업자 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게이밍 파롤러의 확산 추세와 로지셔의 개요
미국 전역에서는 최근 몇 년간 소규모 ‘게이밍 파롤러’ 형태의 오프라인 슬롯 게임장 또는 경마 연계형 베팅 시설이 빠르게 증가해왔습니다. 특히 버지니아주에서는 이른바 “역사적 경주 머신(HHR: Historical Horse Racing)”을 활용한 합법적 게임 시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로지셔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5년 9월 말, 스테이플스 밀 쇼핑센터(Staples Mill Shopping Center)에 문을 열었습니다.
로지셔는 게이밍 사업 운영사인 콜로니얼 다운스(Colonial Downs)에 의해 운영되며, 이 업체는 버지니아 주요 지역에서 이미 여러 게임 시설을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로지셔가 문을 연 이후, 지역주민들은 시설의 입지 선정 과정에 자신들이 배제되었음을 지적하며 불만을 표출해 왔습니다. 그들은 “지역사회 동의 없이 진행된 유입”을 문제 삼고 있으며, 이번 주류 면허 신청은 다시 갈등의 불씨를 지핀 셈입니다.
주민들의 반대 이유: 주류와 결합된 ‘위험한 조합’
주민들이 표면적으로 반대하는 핵심 이유는 “주류 판매는 지역 안전 및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브룩랜드 지역의 헨라이코 카운티 담당자 댄 슈미트(Dan Schmitt) 또한 “교통 부담 증가, 보행자 안전 문제, 조명과 보안 문제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더해, 헨라이코 경찰국장 에릭 잉글리시(Eric English)는 로지셔와 유사한 시설인 미들로디언 턴파이크(Midlothian Turnpike)의 로지스(Rosie's) 오픈 이후, 해당 지역의 범죄율이 100%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러한 시설과 치안 악화 간의 연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예측되지 않았던 변화”에 대한 불안
지역 주민 린다 윌리스(Linda Willis)는 6년 전,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인줄 알고 해당 지역에 주택을 구입했다고 말합니다. 당시에는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였지만, 최근 로지셔와 같은 시설의 등장으로 그녀는 자녀의 안전과 지역사회 정체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합니다.
그녀는 “창문도 없는 공간에서 묵묵히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얼마나 많은 돈을 잃었는지도 모른 채 주류까지 소비하게 될 것”이라며, “이건 정말 위험한 조합”이라고 지적합니다.
사업자의 반박: 동일선상에서의 소비 문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로지셔 운영사인 콜로니얼 다운스의 법률 대리인들은 “이미 인근에는 여러 식당과 술집이 주류 면허를 소지한 채 운영되고 있다”며 “유독 로지셔만 문제 삼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범죄율 증가와 게임 시설 간의 인과 관계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술과 오락을 결합한 시설은 전통적인 바-카지노 형태 외에도 스포츠 베팅 라운지, 복합형 레스토랑 등으로 진화해왔으며, 법적으로는 주(州) 정부의 ABC(Board of Alcoholic Beverage Control) 규제 하에 균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무시 논란과 참여를 위한 변화의 필요
핵심 문제는 단순히 주류 판매 여부를 넘어서, “지역사회와의 소통 부족”이라는 점입니다. 이번 ABC 청문회에서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로지셔가 입주하기까지 단 한 차례도 커뮤니티와의 대화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소통 부재는 지역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며, 단순한 운영 제한이 아닌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형 시설이 입점할 경우, 사전 지역주민과의 공청회 및 설문조사 등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지역의 공동체 기반을 지키기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법적 절차의 향방과 향후 효과
현재로서는 ABC 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유보된 상태이며, 이번 청문회에서는 로지셔에 대한 주민 증언이 시간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법원이 만약 최종적으로 주류 판매 면허를 승인하더라도, 헨라이코 카운티는 소송을 통한 항소 절차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의 사례들을 보면, 비슷한 이슈로 법원까지 간 케이스도 존재합니다. 2021년 워싱턴 D.C.에서 유사한 게이밍 시설이 사회적 위험성을 이유로 주류 면허를 보류 당했으며, 결국 면허 조건을 강화하는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로지셔 사태의 방향성 역시 조건부 허가 또는 재조정된 설계안을 통한 “타협적 해결” 방식이 유력해 보입니다.
지역 사회의 미래 선택과 균형감각
지역 경제 활성화와 안전한 거주 환경의 확보, 이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할 때, 지역 사회는 이제 더 이상 이분법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로지셔 사례는 단순한 사업 허가 여부를 넘어,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허용 가능한 발전’으로 여겨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만약 로지셔의 주류 판매가 허용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안전 대책과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함께 수립되어야 합니다. 주민 정책 간담회, 지역 청소년 보호 시스템, 치안 강화 지원금 등은 타 지자체에서 이미 채택하고 효과를 입증한 방안입니다.
결론: 이념보다 상생의 설계가 필요하다
헨라이코의 로지셔 분쟁은 단순한 ‘주류 판매 논쟁’을 넘어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지역 발전을 위한 인프라 개발과 주민 주도의 참가 민주주의가 충돌했을 때,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진정한 해답은 일방의 승리가 아닌, 상생을 위한 설계와 성숙한 타협에서 출발합니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상황에 놓인 지역사회들 역시, 동일한 교훈을 적용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