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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와 ADHD: 집중력 저하의 원인과 해결방안"

아이들의 집중력과 디지털 미디어: 소셜미디어가 ADHD 증상에 미치는 영향

“우리 아이가 요즘 집중을 잘 못해요. 스마트폰 때문일까요?”
많은 부모들이 요즘 이런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일상화된 오늘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과 학습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대규모 장기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특히 '소셜미디어 사용'이 아이들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연구 개요: 4년간 8,0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분석한 장기 연구

본 연구는 미국의 대규모 청소년 뇌-인지 발달 연구(ABCD Study)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9세에서 10세 사이의 아동 8,324명을 대상으로 약 4년간 이들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 습관과 ADHD 관련 증상 변화의 연관성을 추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알기 어려운 '미디어 사용과 뇌 발달' 간의 인과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의 종류를 나눈 이유: "같은 화면 시간, 다른 영향"

흔히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이라고 일컬어지는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은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포함합니다. 연구진은 이 점을 고려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유형으로 미디어 사용을 구분했습니다.

  1. 소셜미디어(문자, SNS, 화상 채팅)
  2. 비디오 게임
  3. TV 및 스트리밍 영상 시청
이렇게 나눈 이유는, 각 미디어의 특성이 주의력과 충동성에 서로 다르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는 끊임없는 알림과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반면, TV 시청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활동입니다.

소셜미디어만이 주의력 저하와 유의한 연관

4년 동안의 데이터 분석 결과, 오직 '소셜미디어 사용'만이 아동의 '주의력 저하'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영상 시청이나 게임은 같은 수준의 연관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부 모델에서는 충동성이 약간 낮아지는 효과도 관찰되었지만 이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에서 밝혀진 소셜미디어 사용과 주의력 저하와의 관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과 주의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은 세월이 지날수록 누적되며, 4년간 누적된 영향은 ADHD 판단 기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합니다.
  • 이러한 경향은 아동의 성별, 초기 ADHD 진단 유무, 복용 약물 상태 등에 관계없이 나타났습니다.
  • 게임이나 TV 시청과는 달리, 오직 흐름이 '사용 → 주의력 저하' 방향으로 명확하게 입증되었습니다. 즉, 주의력이 낮다고 해서 소셜미디어 사용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사용이 늘면서 주의력이 나빠진 것입니다.

유전자 요인의 영향을 고려한 분석

ADHD는 유전적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반영하여 ADHD 유전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유전적 위험도와 디지털 미디어 사용의 상호작용을 평가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유전적 요인을 통제해도 소셜미디어 사용과 주의력 저하 사이의 관계는 유의미하게 유지되었습니다.
  • 일부 전체 증상 점수(주의력 + 충동성)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미묘하게 영향력을 나타냈지만, 주의력에 국한해서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소셜미디어 사용이 ADHD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데 있어 유전자와는 무관하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언제부터 주의해야 할까? 나이에 따른 변화

연구에 따르면, 9세 아동들의 소셜미디어 평균 사용 시간은 약 30분이었지만, 13세가 되면 평균 2.5시간으로 약 5배가량 늘어났습니다. 이것은 연령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동들이 이미 플랫폼에 접속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SNS 대부분은 만 13세 이상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 중 많은 수가 이보다 어린 나이에 노출되고 있는 셈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집중력에 영향을 주는 이유

연구 저자들은 소셜미디어가 주의력을 방해하는 이유로 '지속적인 알림'과 '즉각적인 자극'을 꼽았습니다. 예컨대,

  • 알림, 좋아요, 댓글 등 끊임없이 주의를 요구하는 요소
  • 짧고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 흐름으로 지속적 집중 시간 감소
  • 사용자 사이의 비교나 정서적 자극으로 인한 뇌의 과도한 피로 유발
이 모든 요소들이 결국 아이들의 뇌가 '집중을 유지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방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주요한 결론입니다.

다른 연구들과의 연계 분석

이번 연구는 기존의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예컨대:

  • 2022년 Journal of Adolescent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3시간 이상의 SNS 사용은 주의력 저하 및 정서불안 증상과 연계됨.
  • 2023년 애플리케이션 추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에선 짧은 동영상(예: 틱톡, 유튜브 쇼츠)이 아동의 '주의 산만성' 증가와 관계가 있다고 분석.

정책적 시사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비록 이번 연구는 인과 관계를 100%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강한 연관성과 시간적 선후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소셜미디어와 주의력 저하' 사이의 현실적인 연결고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사, 부모, 정책 입안자들은 아래와 같은 방향의 공통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1. 연령 제한 현실화: 만 13세 미만 아동의 플랫폼 진입 차단 장치 강화
  2. 알림 기능 제한: 과도한 알림 차단 및 방해 금지 모드 설정 권장
  3. 가정에서의 미디어 이용 규칙 설정: 하루 사용 시간 제한, 숙제 후 사용 등 명확한 규칙 필요
  4. 학교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자율적 사용 능력과 판단력 함양

결론: ‘사용’이 아닌 ‘사용 방식’에 주목하자

이번 연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내용과 형식’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소셜미디어가 해롭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용 방식이 어린 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집중력 문제 없이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하려면, 지금부터 올바른 미디어 습관을 가르치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역할, 교육 기관의 노력, 플랫폼의 책임이 함께 이루어질 때 진정한 해결책이 가능할 것입니다.

연구 출처: Nivins, S., Mooney, M. A., Nigg, J., & Klingberg, T. (2025). Digital Media, Genetics and Risk for ADHD Symptoms in Children – A Longitudinal Study. Pediatrics Open Science. DOI: 10.1542/pedsos.2025-000922